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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주년 특집>한국의 5대강을 가다 - 남한강
TWOTOPs 2013-05-27 추천 0 댓글 0 조회 178
내일신문| 기사입력 2008-12-02 13:32 기사원문






[내일신문]

한강의 두 발원지 오대산 우통수와 태백 검용소

발원지 백두대간에는 거대한 고랭지 배추밭

창간 15주년 기획으로 ‘강에서 띄우는 그림편지 - 한국의 5대강을 가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낙동강을 시작으로 섬진강, 영산강, 금강, 한강(남·북한강)을 모두 돌아보는 이번 기획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진경산수화’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이호신 화백과 함께합니다.

오대산 서대(西臺) 밑에 솟아나는 샘물이 있는데, 곧 한수(漢水·한강)의 근원이다. 물 빛깔과 맛이 다른 물보다 뛰어나고 물을 삼가함도 또한 그러하니 우통수(于筒水)라 한다. 이는 서쪽으로 수백리를 흘러 한강이 되어 바다로 들어간다. …

조선 초의 문신 권 근은 오대산 우통수를 이렇게 기록합니다. 우통수가 한강 발원지로 기록된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조선 세종실록’입니다. 그 후 조선 말기까지 나온 각종 지리서들도 한결같이 오대산 우통수를 한강의 발원지로 꼽고 있습니다.

우통수는 ‘삼국유사’에도 나오는 유서 깊은 샘입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의 보천태자는 우통수 물을 매일 길어 문수보살에게 차를 공양했다고 합니다.

삼국유사에도 기록된 오대산 우통수

제가 처음 우통수에 올라가 본 것은 1994년 여름, 내일신문 창간 1주년 기획으로 ‘남한강 줄기를 따라서’ 시리즈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당시 김형수 시인이 글을 쓰고 사진가 이지누씨가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사전답사에서 한강의 두 발원지 우통수와 검용소를 찾는 일이 담당기자였던 제 역할이었습니다.

지금은 염불암을 찾아 오대산 서대에 올라가면 된다는 걸 알지만, 그때는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습니다. 상원사 스님들에게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 무작정 5만분의 1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상원사 주차장에서 희미한 산길로 올라섰습니다. 서대로 올라가는 유일한 표지는 ‘등산로 아님’ 팻말이었죠.

한여름 길도 희미한 산길을 따라 1시간을 올라가서 우통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너와지붕을 얹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서대 염불암도 처음 보았죠. 노천(?) 화장실 창문으로는 오대산 능선이 펼쳐지고 농익은 능금나무 열매가 뚝뚝 떨어져 있어 뒷간 냄새도 나지 않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두번째 우통수 산행은 2000년 여름, 대관령환경연구소 이상영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그때 7살이었던 제 아들 종화와 이 박사 아이들도 따라 올라갔죠. 길이 희미해서 그렇지 우통수 올라가는 산길은 어린이들도 갈 수 있을 만큼 완만하게 이어집니다.

강원대 환경과학과 전상호 교수의 GPS 실측에 따르면 우통수는 오대산 서대(西臺) 수정암 동쪽 60m 지점, 동경 128도 33분 32초, 북위 37도 46분 33초에 위치합니다. 해발고도는 1200미터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곳 우통수 물을 아주 특별하게 여겼습니다. 우통수 물은 무겁기 때문에 다른 물과 섞이지 않고 한강 제일 깊은 곳으로 흐른다고 믿었죠. ‘신증 동국여지승람’ 저술에 참여했던 이 행 (李行) 은 속리산 삼타수, 충주 달래강 물과 함께 우통수 물을 조선 제일의 명수로 꼽기도 했습니다.

발원지는 강 길이로 결정되지 않았다

한강의 발원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온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에 발간된 ‘조선지지’(朝鮮地誌)가 한강의 발원지를 ‘삼척군 하장면’이라고 하면서부터입니다.

1981년 하천연구가 이형석씨는 5만분의 1 지형도(1918) 도상계측을 근거로 “한강의 최상류 하천은 태백시의 창죽천이고 발원지는 창죽천의 집수역인 금대산 북쪽 계곡”이라고 제안했습니다. 1986년에는 태백의 향토사학자 김강산씨가 금대산 북쪽의 ‘검용소’를 한강의 발원지로, 1987년에는 그 상류의 ‘제당굼샘’을 발원샘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북사면에 있는 검용소는 기온 30℃가 넘는 한여름에도 9℃를 유지하는 용출수가 하루 5000여톤 가량 솟아나는 용천(湧泉)입니다.






검용소의 위치는 동경 128도 55분 37초, 북위 37도 13분 26초, 고도 954m이며 지하수맥과 연결된 석회암 동굴 입구가 계곡 바닥에 노출되어 있어 창죽천까지 물길이 이어지고 주변 경관도 뛰어나 발원지로서의 품격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대산 우통수 물(오대산→오대천→조양강)과 검용소 물(골지천→임계천→조양강)이 만나는 정선 북평(나전)의 합수지점을 기준으로 볼 때 곡선거리로는 검용소가 길지만, 직선거리로는 우통수가 더 멀다는 겁니다.

우리 선조들은 하천의 발원지를 따질 때 단순히 물줄기가 길고 짧음을 따진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역사적 특성까지 고려했습니다. 그러니 ‘삼국유사’에 나오는 오대산 우통수가 그만큼 설득력을 더 갖고 있었겠죠. 게다가 어느 물줄기가 더 긴지 실측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결국 두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두 발원지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고 직선거리로 따질 수밖에 없었겠죠. 길도 험하고 야생동물의 위협도 만만치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 실측으로 검용소가 더 긴 물줄기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우통수는 이제 한강 발원지로서 자격을 잃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통수는 고대사회의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점, 고려시대부터 기록이 보존된 점,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유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 하천의 발원지를 모두 답사하고 실측한 강원대 전상호 교수의 말입니다. 전 교수는 “우통수를 한강의 역사적 발원지로 설정해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백두대간 주능선에 건설된 풍력발전기

한강발원지 검용소를 가려면 태백시 황지동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삼척 하장 방면으로 백두대간 피재(삼수령)를 넘어야 합니다. 피재 꼭대기에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발원지 ― 삼수령”이란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이곳 피재 정상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백두산에서 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지나 이곳까지 내려온 백두대간은 피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매봉산→태백산→지리산으로 이어지고, 낙동정맥은 피재 남쪽의 구봉산을 지나 일월산→주왕산을 거쳐 부산 금정산으로 달려갑니다. 이곳 피재를 기점으로 백두대간은 ‘소백산맥’, 낙동정맥은 ‘태백산맥’으로 불립니다. 그러니 백두대간에 있는 태백산이 태백산맥에 없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1418m)에서 발원, 서해로 흘러가는 길이 467.7km, 유역면적 2만 2994㎢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의 강입니다. 태백에서 발원한 한강은 정선→영월→충주→양평→서울→김포를 지나 강화도 북쪽 비무장지대에서 서해로 들어갑니다.

유역면적은 압록강이 넓지만 압록강의 유역면적은 절반이 중국에 있습니다. 강 유역에 깃들어 사는 인구도 압록강보다 훨씬 많지요. 한강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제1의 하천입니다.

그런데 이곳 피재 일대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매봉산(1303m) 일대에는 105헥타르(약 30만평)에 이르는 고랭지 채소밭이 들어서 있고, 한강 발원지 창죽동 동쪽 백두대간 능선 바로 밑에는 태백시 장묘사업소가 건설됐습니다.

피재에서 포장된 농로를 따라 매봉산 고랭지단지로 올라가면 15mm 광각렌즈로도 다 들어오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경작지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고랭지배추밭 뒤편 백두대간 주능선에는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을 위해 2004년부터 건설된 풍력발전기들이 씽씽 돌아갑니다.

화석연료 고갈을 대비해 풍력발전을 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장소가 꼭 대관령, 매봉산과 같은 백두대간이어야 할까요? 백두대간 주능선 꼭대기에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고 버려진 농약봉지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추신 : 우리 선조들은 우통수에서 발원한 남한강을 한강의 본류로 보았습니다. 금강산 만폭동에서 시작되는 북한강은 한강의 제1지류, 원산 남쪽 철령에서 발원하는 임진강은 제2지류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럼 한강의 제3지류는 어디였을까요? 의외로 원주 섬강이나 홍천강이 아니라 충주 달천입니다.

태백 정선 = 그림 이호신 화백

글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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