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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악순환 _ 물오염
TWOTOPs 2013-04-18 추천 0 댓글 0 조회 298
2006.10.16 (11:16:32) 최미희(생태사회경제)


빈곤의 악순환 - 물오염 (대물림되는 가난과 오염)

1. 오염 둔감증은 고착화하고 있는가
청계천 복원사업을 둘러싸고 20대 초반 젊은이들과 함께 1900년경 서울지도를 보게 되었다. 청계천으로 유입하는 많은 물줄기를 보면서 이들은 의아해했다. “그렇다면 도로인줄만 알았던 대학로가 하천이군요” 서울시에서 행하는 청계천 답사를 다녀온 한 젊은이한테 물었다. “복개된 청계천에서 하수도 냄새 지독하던가요?” “청계천은 하수도이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요”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하천이 흐르는 물길을 도로라 알고 있고, 하천과 하수도의 차이를 무의식 중에 혼동하는 20대의 의식 저변을 읽을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도심하천의 맑은 물을 상상할 수 있을 리가 없으며 이미 하수도로 전락한 도시 하천만을 보고 자라온 젊은이들의 하천과 하수도 혼동을 탓해야 할 것인지 어려운 과제이다.

이를 좀 더 확대해 보면, 날 때부터 가난하게 살고 있고 오염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고, 가난한 것은 능력부족이고 오염된 환경에서 사는 것은 주어진 제약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까지의 연계가 성급한 것같지는 않다. 지구상에는 늘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듯이, 도시화 공업화 속에서 경제가 발전하려면 당연히 오염되고 피폐화한 환경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2. 경제성장의 뒷그림자 : 빈곤과 환경오염
우리 사회는 세계화 경제구조 속에서 경제발전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아왔고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하였다. 자연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을 두고 환경파괴 부분은 훗날 해결할 과제로 삼아왔다. 국민소득 1만불을 넘기면서 환경오염과 파괴에 눈을 돌리지만 경제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으로 아직까지는 환경오염과 파괴 문제가 사회의 중심을 점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그 속에서 빈곤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열악한 삶에 허덕이는 소외계층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성장의 뒷그림자이다.

최근에도 도시빈민들은 저임금 노동자로 동네 소규모 공장에서 일한다. 빈곤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임대료나 지대가 저렴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파괴되거나 파괴되기 쉬운 지역으로 이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오염된 장소에서 거주하고 일하는 것이다. 도심지역의 빈민촌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공급 시설과 오수, 하수, 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오염 문제에 있어서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다.

하천 하류지역에 거주하는 농촌 및 도시 빈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하천의 하류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도시지역으로부터 생활하수,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공장폐수, 농촌지역에서의 축산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아니한 채 하천 및 호소로 배출됨에 따라 오염된 물 주변에서 살 수 밖에 없다. 여름마다 장마로 인한 범람으로 오염된 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와 가재도구를 뒤덮게 되면 오염으로 범벅이 된 가재도구를 챙기면서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기 싶상이다.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도시 빈민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환경문제는 여타계층보다 심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빈곤과 환경의 상승효과에 의한 영향을 빈민계층에서 고스란히 받고 있다.


3. 가난하고 오염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
최근에도 자본에 의한 토지소유와 아파트단지 건설로 달동네의 도시빈민들은 삶터를 빼앗기고 있다. 주택철거와 재개발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01년 이래 현재는 재개발로 사라진, 소방차가 올라갈 수 없는 평균 경사 35도의 골목길에 두 집에 한집 꼴로 연탄을 때는 8평짜리 무허가주택지인 난곡지역에 관한 중앙일보 취재(2001. 4. 9)에 따르면, 2천여기구의 저소득층에게 실업은 고착화하고, 근로의욕이 감퇴하며, 장래에 대한 극도의 절망감이 번지는 등 빈곤의 함정이 확산되고 있었다. 면접조사 200명 중 65%의 성인남녀가 97년 이후로 단 한번도 직업(공공근로 제외)을 갖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부 보조금 수준의 임금이라면 취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슬럼문화의 출현 가능성까지 엿보인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난곡과 다를 바 없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월곡4동도 마찬가지이다. 이곳도 고저가 심한 구릉분지로 불량건물이 밀집되어있다. 가구주들은 대부분 막노동으로 일하는 이른바 “도시비공식부문”에 속한다. 더 나은 수입과 안정적이고 장래성이 있는 직업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크나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다. 내수경기가 좋지 않으면 그나마 나가는 일용노동자리조차 확보하지 못해 기초생활이 흔들리면서 빈곤의 함정으로 내몰린다. 무허가 건물이 밀집하고 상하수도 시설이 낙후하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중변소를 이용하지만 오물처리는 역시 어렵다. 수원지에서 검출되지 않는 철분이 수돗물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수도관이 노후하여 부식됨에 따른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주민들은 수돗물을 받아 놓았을 때 생기는 앙금을 보면서 수질오염을 지역 내 심각한 환경오염문제로 인식한다. 월평균소득이 낮아 먹는 물을 사먹을 엄두도 못 내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난은 오염된 물을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모는 실정이다. 노인들이 틈을 내어 건강에 좋은 물을 마시고자 주변 약수터를 찾지만, 점차 심각해지는 지하수오염으로 이 또한 맑은 물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지표상 나타나는 식수공급정책은 안정적이지만 피부로 느끼는 수돗물은 떠 마시기에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다.

2004년 8월 강원도 영동지방과 경북 김천.충북 영동의 낙동강 유역을 휩쓴 태풍 루사의 영향은 경제발전의 뒷그림자인 “수해”이자 가난한 사람들이 치루고 있는 물오염 사례이기도 하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산림형질변경 후 절개면 경사도에 대해 구체적인 제한을 하지 않아 조사대상의 64%가 원상복구 불가능한 상태이며, 기상이변에 대비한 댐 안전성 확보 및 대책추진이 미흡할 뿐 아니라 큰 홍수를 저감할 수 있는 수계 전체를 대상으로 유역종합치수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적절한 치수정책이 부재한 탓에 수해를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하류역과 범람원에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가난한 주민일 수 밖에 없었다. 낙동강 하류역 주민들은 침수된 물이 빠져나가면서 마을 전체는 사람과 가축의 오물로 뒤덮였고, 코를 찌르는 악취마저 진동하는 상황을 견뎌야만 하는 상황으로 무더운 여름 8월 수인성전염병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홍수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오염된 유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오염된 물로 인한 2차 피해는 언론에서 주요 평가항목으로조차 다루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4. 미래사회의 얼굴, 함께 살아요
결국 이러한 가난과 환경오염으로 야기되는 각종 사회적 문제는 사회 모두가 떠맡게 되는 과제이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빈곤은 사회적 불안과 도시주변 슬럼문화를 낳고 근로의욕을 상실하고 병마에 시달리도록 몰아가는데, 이러한 사람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사회는 댓가를 치룰 수 밖에 없다. 그 대가로 빈곤계층을 늪으로부터 헤어나올 수 있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회적 합의에 따르겠지만 종국에는 빈곤을 낳은 개인의 책임은 차치하고 근원적으로 빈곤을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난하기 때문에 자연재해나 시설낙후에 따른 물오염에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허가주택지의 환경기반시설과 급수 문제에 대한 점검, 공중위생을 위해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나아가 자연재해가 닦쳤을 때 이로 인한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그와 동시에 수인성 전염병과 물 오염에 따른 각종 피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범람원 지역에 거주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터전과 물오염으로 야기될 피해에 대한 예측 및 이를 저감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 앞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태풍 매미와 루사가 휩쓴 재해 취약지역은 강원 영동지방, 낙동강 하류지역, 지대가 낮아 범람원에 인접한 저지대 지역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가장 큰 수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릉시가 발간한 “루사수기집”에서 볼 수 있듯이 건강하고 재해를 내 탓이라 생각하고 서로 도와 빠른 시일내 복구에 힘을 보태는 건강하지만 가난하고 재해에 늘상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과 사회는 어떻게 무엇을 함께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재해를 무엇보다도 자신의 운명으로 생각하면서 극복하려 애쓰는 주민과 함께 이러한 재난이 자연재해이기 이전에  경제개발구도 속에서 나타나는 “인재”라는 측면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가난과 환경오염이 더 이상 공존하지 않는, 사회의 복지를 빈자와 부자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조력하는 정책과 제도는 우리 사회에서 실현해야 할 시급고도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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